전체 글105 6월의 포항, 도다리 물회 6월의 포항, 도다리 물회로 여름을 깨우다여름이 시작되는 입맛, 물회로부터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미각은 자연스럽게 시원한 무언가를 찾습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바로 ‘물회’입니다. 경북 포항은 물회의 원조 도시라 불릴 만큼 다양한 식당과 깊은 전통을 자랑합니다.왜 하필 ‘도다리 물회’인가요?도다리는 봄부터 초여름까지가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기입니다. 특히 6월은 산란 직후라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납니다. 차가운 육수와 도다리 살이 입안에서 어우러질 때, 여름의 시작을 비로소 실감하게 되죠.죽도시장, 그곳에서 물회를 만나다포항 죽도시장은 단순한 시장 그 이상입니다. 오전에는 선어 경매가 열리고, 오후가 되면 회센터와 식당들이 북적입니다. 시장 내에는 물회 전문 식당이 즐비.. 2025. 6. 8. 6월, 새꼬막(여름 꼬막) 전남 벌교 먹거리 여행 6월, 새꼬막은 여름의 꼬막입니다 – 전남 벌교 먹거리 여행벌교, 꼬막만으로도 떠나고 싶은 이유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이름만 들어도 ‘꼬막’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겨울철 ‘참꼬막’을 먼저 생각하죠. 그렇다면 여름엔 어떨까요?6월, 이곳엔 ‘새꼬막’이 제철을 맞이합니다. 알은 작지만 식감은 오히려 더 부드럽고 향이 짙은 새꼬막. 한여름이 오기 전, 벌교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여름 꼬막의 맛을 따라가 봅니다.새꼬막은 무엇이 다를까요?꼬막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그중 새꼬막은 5월 말~6월 중순까지가 가장 맛있습니다. 껍질이 얇아 삶는 시간이 짧고, 삶았을 때 탱탱한 탄력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입니다.벌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름 꼬막은 따뜻하게 먹어야 제맛”이라 .. 2025. 6. 8. 춘천 남이섬, 혼자 떠나도 충분히 따뜻한 공간 춘천 남이섬, 혼자 떠나도 충분히 따뜻한 공간어느 봄과 여름 사이, 나는 섬으로 향했다혼자 떠나는 여행이 필요한 날들이 있습니다. 사람과의 거리, 일상의 속도, 모두가 버거워지는 순간. 그때 제가 선택한 곳은 강원도 춘천의 남이섬이었습니다.지나치게 유명한 이름이라 조금은 주저했지만, 섬에 닿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유명한 이유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섬에 이르는 길도 여행의 일부남이섬은 강 한가운데 떠 있는 반월형 섬입니다. 정확히는 섬이라기보다, 물길 속에 숨겨진 정원 같았습니다. 남춘천역 → 남이섬 선착장 → 나미나라 공화국 입국 이라는 여정 자체가 작은 의식처럼 느껴졌고, 배를 타는 순간부터 ‘현실’과 멀어졌습니다.나무들이 안내하는 길섬은 걷기 위한 공간이었습니다.메타세쿼이아 표길,은행.. 2025. 6. 7. 군산 시간여행 거리, 골목마다 오래된 기억이 머무는 곳 군산 시간여행 거리, 골목마다 오래된 기억이 머무는 곳📷 근대문화유산이 도시를 이루다전북 군산에는 ‘시간’이 공간의 형태로 남아 있는 거리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시간여행 거리. 이곳은 일제강점기의 근대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군산의 대표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가치는 단지 과거의 흔적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군산의 역사, 서민의 삶, 그리고 도시의 정서가 조용히 녹아 있는 거리입니다.📍 미즈상사에서 시작하는 여정시간여행 거리의 관문은 미즈상사 건물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무역회사로 쓰였던 이 건물은 지금도 붉은 벽돌과 철제 창문으로 당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합니다. 그 앞에 서는 순간, 골목 전체가 마치 과거의 영화 세트장처럼 펼쳐집니다.⛪ 100년을 넘긴 근대건축의 조각들.. 2025. 6. 6. 담양 소쇄원, 시간을 따라 흐르는 대나무의 정원 담양 소쇄원, 시간을 따라 흐르는 대나무의 정원느림이 허락되는 공간을 만나다담양은 전라도의 맑고 부드러운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고장이지만, 그중에서도 소쇄원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쉼’ 자체였습니다. 웅장한 자연도, 화려한 볼거리도 아니지만, 소쇄원이 주는 감정은 다른 어떤 곳보다 단단했습니다.입구를 지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돌계단 몇 개를 오르면 작은 문을 지나 숲길이 열립니다. 도시의 공기가 문 앞에서 멈추는 듯했고, 눈에 보이는 색은 거의 모두 초록이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 발끝에 느껴지는 흙의 온기. 그 순간부터는 시간의 감각이 흐려졌습니다.정자 하나, 물소리 하나로 충분한 하루소쇄원 깊숙이 들어서면 조촐한 정자 하나와 물길이 만납니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학자 양산보가 은거하던.. 2025. 6. 5. 남해 금산 보리암 – 구름과 절벽이 만나는 순간 남해 금산 보리암 – 구름과 절벽이 만나는 순간1. 아침 안개 속 절벽길, 시작은 고요함이었습니다남해로 향한 새벽, 하늘이 아직 밝아오기 전 금산 자락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로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지만, 그 고요한 길 위로 밀려드는 바다 안개와 계절의 향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암자 하나 보러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해가 조금씩 올라오며 드러난 풍경은 전혀 달랐습니다.2. 절벽 끝에 떠 있는 듯한 천상의 풍경보리암은 해발 681m 금산 중턱에 위치한 조그마한 암자입니다. 그러나 그 위치는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절벽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법당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구름이 발아래에 깔리고, 멀리 남해 바다가 끝없이 펼쳐집니다.이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인지, .. 2025. 6. 4. 이전 1 2 3 4 5 6 ··· 18 다음